‘50인 이상 규제’가 기업 성장을 억제한다: 가리카노(Garicano) 교수의 임계값(Threshold) 구조모형 완전 정리
“50명”처럼 특정 규모를 넘는 순간 의무·비용이 점프하면, 기업은 최적 성장 대신 49명 근처에서 멈추거나 우회 전략을 택하고, 그 결과 경제 전체는 자원배분 왜곡(misallocation)과 총산출 감소를 겪는다.

I. 왜 ‘49명 몰림(bunching)’이 중요한가
임계값(Threshold)이 있는 규제에서는 어떤 숫자(예: 50명)를 넘는 순간부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의무와 비용이 증가합니다. 이때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“그 선을 넘지 않게” 고용 규모를 조정하려고 합니다. 그 결과 데이터에서 자주 관측되는 전형적인 패턴이 “49명 근처 기업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현상(=bunching)”입니다. 이 패턴은 단순한 상관관계가 아니라, 규제가 실제 의사결정을 바꾸고 있다는 인과적 ‘흔적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.
“성장하면 좋은데… 50명을 넘는 순간 비용이 확 늘어난다” → “그럼 49명에서 멈추자” → 분포가 찌그러진다.
II. 모형의 뼈대: “관리능력(생산성) + 최적 고용”
Garicano의 구조모형은 전형적인 기업이론(예: Lucas(1978) 계열)의 직관 위에서 돌아갑니다. 핵심은 기업(관리자/기업가)의 이질적 생산성(관리능력)이 기업규모를 결정한다는 점입니다.
- 기업가(관리자)마다 생산성 θ가 다름 → θ가 높을수록 더 큰 규모로 운영하는 것이 이윤 극대화에 유리
- 기업은 노동 n을 고용하고, 생산함수/비용 구조 하에서 이윤을 최대화하는 n을 선택
- 규제가 없다면 기업규모 분포는 비교적 매끈하게 형성
여기까지는 “정상적인 성장 메커니즘”입니다. 다음부터 규제가 들어오면서 왜곡이 발생합니다.
III. 핵심 장치: 임계값 규제를 고정비(F) + 변동비(τ)로 모델링
이 모델의 강점은 “규제”를 추상적으로 말하지 않고, 기업의 목적함수(이윤)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 구조로 명시한다는 점입니다.
| 구성요소 | 의미 | 데이터에서 보이는 흔적 |
|---|---|---|
| 고정비(F) | 임계값을 “넘는 순간” 한 번 크게 드는 비용 예: 제도 구축, 기구 설치, 행정/보고 체계 도입 |
50명 바로 위 구간에 빈 공간(골, valley)이 생김 “넘기 시작하는 기업이 적어짐” |
| 변동비(τ) | 임계값 이상 구간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비용 예: 인건비 비례 부담, 규정 준수의 상시 비용 |
50명 이상 구간 전체가 아래로 이동(shift down) “50+ 기업 규모가 전반적으로 작아짐” |
정리하면, 고정비(F)는 “넘는 순간의 부담”을, 변동비(τ)는 “넘은 뒤 계속되는 부담”을 뜻합니다. 그리고 실제 데이터의 기업규모 분포(49명 붐 + 50+ 골 + 50+ 구간 이동)를 함께 맞추면서 규제가 어느 정도의 부담인지 역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.
IV. 기업의 선택: 회피·우회·수용
임계값 규제가 있을 때 기업은 “원래 최적”이었던 고용 규모에서 벗어나 다음과 같은 선택을 합니다.
① 회피: 49명에서 멈추기
원래 최적 규모가 55명인 기업이라도, 50명을 넘는 순간 고정비/변동비가 붙으면 “차라리 49명으로 운영하는 게 이윤이 더 크다”는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. 이것이 bunching의 핵심 메커니즘입니다.
② 우회: 고용 대신 다른 마진으로 조정
사람을 더 뽑는 대신, 초과근무/외주/프로세스 변경 등으로 생산을 맞추려는 유인이 생깁니다. 즉, 규제는 단지 “고용 숫자”만이 아니라 기업 운영 방식 전체를 바꾸기도 합니다.
③ 수용: 50명 이상으로 성장(하지만 더 작게)
생산성이 매우 높아 임계값을 넘어도 성장하는 기업도 있습니다. 다만 동일한 생산성이라도 규제가 없다면 더 크게 성장했을 기업이 규제 때문에 더 작은 규모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.
이 선택들이 누적되면, 노동이 더 생산적인 기업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덜 생산적인 곳에 남는 자원배분 왜곡(misallocation)이 발생합니다.
V. ‘증명’의 방식: 분포 왜곡으로 비용을 구조추정(Structural Estimation)
Garicano 접근의 포인트는 “느낌”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관측되는 분포 왜곡을 이용해 규제비용을 정량화한다는 데 있습니다. 방법을 단순화하면 아래 흐름입니다.
- 기업규모 분포를 본다: 49명 근처의 붐(bulge), 50+ 구간의 골(valley) 등
- 모형을 세운다: 생산성 분포 + 기업의 최적고용 + 임계값 비용(F, τ)
- 모형이 만들어내는 분포가 실제 분포와 가장 비슷하도록 파라미터(F, τ 등)를 추정한다
이렇게 하면 “50명 규제가 기업에게 사실상 얼마짜리 비용처럼 작동하는지”를 데이터가 말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.
VI. 경제 전체 손실: 반사실(counterfactual)로 총산출·후생 계산
구조추정의 장점은 추정 자체로 끝나지 않고, “만약 규제가 없었다면?”이라는 반사실 시나리오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. 즉, 규제가 기업 성장·자원배분·총산출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화할 수 있습니다.
- 규제가 없으면 더 많은 기업이 50명을 넘어 성장
- 더 생산적인 기업이 더 많은 노동을 흡수
- 경제 전체의 자원배분 효율이 개선 → 총산출(aggregate output)과 후생(welfare) 증가
“49명 몰림”은 단지 이상한 그래프가 아니라, 규제가 경제 전체 생산성을 낮추는 경로를 보여주는 ‘증거’로 기능합니다.
VII. 이 모델이 설득력 있는 3가지 이유
- 불연속(Discontinuity)이 있는 제도라서, 정책효과가 분포에 선명하게 찍힌다. → 임계값이 없으면 “원래 작은 기업이 많아서” 같은 혼동이 커짐.
- 고정비 vs 변동비를 분포 모양으로 구분해 추정할 수 있다. → “49명만 많다”가 아니라 “50+ 구간 전체 모양”을 함께 맞춤.
- 비용 추정에서 끝나지 않고 반사실 계산으로 총산출·후생까지 연결한다. → ‘성장 억제’가 얼마나 큰지 숫자로 말할 수 있음.
VIII. 실무/정책 적용 포인트: 한국형 임계값 규제 분석으로 확장하기
이 프레임을 한국 정책 환경에 적용하려면, “어떤 숫자”에서 의무·비용이 점프하는지를 먼저 맵핑하면 됩니다. (예: 5인, 30인, 50인, 300인 등 구간별 제도)
- 1단계: 임계값이 있는 제도 목록화 (어떤 의무가 언제부터 적용되는가?)
- 2단계: 기업규모 분포에서 bunching/valley 패턴 탐색 (특정 구간 ‘몰림’이 있는가?)
- 3단계: 고정비(F)·변동비(τ)로 단순화해 “비용의 형태”를 가늠
- 4단계: 반사실 시뮬레이션으로 “완화/개편”의 잠재 효과를 계산
임계값 규제는 “취지는 좋은데, 설계가 임계값 점프 형태라면” 기업의 미세한 회피전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 따라서 정책 설계에서는 점프를 완만하게 만들거나(phase-in), 고정비를 줄이는 방식이 핵심 옵션이 됩니다.
IX. FAQ
Q1. bunching(몰림)만 보면 규제 때문이라고 확정할 수 있나요?
임계값이 있는 제도에서는 bunching이 매우 강한 ‘의심 신호’가 됩니다. 다만 정확한 인과와 비용 크기는 산업/기간/기타 정책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, Garicano 방식은 이를 구조모형으로 통합해 비용을 추정합니다.
Q2. 왜 고정비(F)와 변동비(τ)를 동시에 넣나요?
현실 규제는 “넘는 순간 한 번 드는 비용(고정비)”과 “넘은 뒤 계속 드는 비용(변동비)”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 두 요소를 분리하면, 분포의 서로 다른 특징(50 직후 골 vs 50+ 전체 이동)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.
Q3. 이 모델이 말하는 ‘성장 억제’는 고용만의 문제인가요?
핵심은 고용 숫자 자체보다, 임계값 때문에 기업이 최적 선택에서 벗어나며 자원이 생산성 높은 기업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misallocation이 생긴다는 점입니다. 이 결과가 총산출·후생의 손실로 이어집니다.
Q4. 정책적으로는 어떤 설계가 대안이 될 수 있나요?
임계값에서 비용이 ‘점프’하지 않도록 단계적 적용(phase-in), 고정비 성격의 의무 축소, 혹은 규제 준수 비용을 낮추는 디지털/행정 간소화 같은 접근이 자주 논의됩니다.
Knowledge-based hierarchies: using organizations to understand the economy
We argue that incorporating the decision of how to organize the acquisition, use, and communication of knowledge into economic models is essential to understand a wide variety of economic phenomena. We survey the literature that has used knowledge-based hi
cep.lse.ac.uk
X. 마무리
Garicano 교수의 임계값(Threshold) 구조모형은 “50인 이상 규제”가 왜 기업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지, 그리고 그 영향이 단지 개별 기업의 선택을 넘어 경제 전체의 자원배분 효율과 총산출에 어떤 손실을 만드는지를 데이터의 분포 왜곡(bunching)을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.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, 임계값 규제는 ‘넘는 순간’의 불연속 비용을 통해 기업의 최적 성장을 ‘49명에 멈추게’ 만들고, 그 누적이 경제 전체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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